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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성상에서 보이는 일회용 위생용품

광주환경공단 관로관리팀장 김준형

2021-11-21(일) 21:40
[기고문]누구든 식당에 들어가 주문하려 할 때 냉장고의 시원한 물과 함께 차갑게 얼린 물수건을 쟁반에 담아 내어주던 일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당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사라져가는 천 재질의 하얀 물수건은 왠지 여러 번 재사용해 비위생적일 것이라는 선입견과 세척하는 방법에 따라 락스 냄새가 코 끝을 불편하게 해 쉽게 손이 가진 않았다. 그러다 깔끔함과 휴대성까지 겸비하고, 사용 후 귀찮은 세척 과정 없이 바로 버려도 되는 편리한 일상품으로 개별 포장된 일회용 물티슈가 그 자리를 쉽게 자리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량이 급속하게 많아진 일회용 위생용품은 주로 앞서 언급한 물티슈, 아이들 기저귀, 반려동물용 배변패드, 청소용 흡착포 등으로 그 쓰임이 다양하다. 이러한 일회용 위생용품은 값 싸고 양 많은 가성비로 소비자를 현혹해 시장 규모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최근 화장실 쓰레기통을 없애는 추세가 되면서 화장실 변기에 물티슈를 버리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변기에 버려진 모든 오물과 화장지, 물티슈 등은 모두 하수관로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물티슈와 기저귀, 생리대, 담배꽁초 필터 등 플라스틱을 주원료로 만들어진 생필품을 변기에 버리면 하수관로 오수에서 불어나고, 제품 형태가 풀어지면서 비슷한 성상끼리 포집, 협착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 결과 뒤엉킨 부유물은 부피만큼 하수관 단면을 좁혀 관로 흐름을 막고 문제를 유발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광주환경공단에서는 하수관로를 관리하고 있다. 하수관로는 주로 관경이 큰 간선관로임에도 불구하고 관로 내 막힘 현상이 약 5년 전부터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에 따라 공단 관리직원들은 주기적으로 맨홀 안에 직접 들어가 협착된 부유물을 수작업으로 제거하고 있다.

협잡물은 작은 부피라도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면 하수처리 공정에 쓰이는 설비의 크고 작은 고장을 초래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하수처리장에 혼합·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방류수에 그대로 남아 최종 종착지인 하천과 바다로 흘러간다.

방류수에 섞여 흘러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무단투기된 플라스틱과 똑같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킨다. 100년 이상 자연분해가 되지 않은 미세플라스틱은 강이나 바다를 떠돌다 생물의 먹이가 되고, 그 생물은 우리의 식탁에 올라와 먹이사슬 과정을 거친다. 이미 여러 언론과 미디어에서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잠깐의 수고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매일 사용하고 있는 값싼 물티슈의 성분 중에는 메탄올 산화과정에서 생성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기도 했다.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독성이 강해 폐기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쓰이는 프탈레이트 성분도 인체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우리는 물티슈의 무서움을 간과하고 있다. 조금은 번거로워도 화장실에서는 물티슈 대신 화장지, 비데를, 집청소는 천 걸레로, 아이들에게는 천 기저귀를 사용한다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지킬 수 있다.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한 최고의 선택은 우리의 번거로움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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