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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가면 가을 10배로 즐긴다…낮엔 '문학박람회' 밤엔 '야행'

미리 가 본 목포문학박람회

2021-10-04(월) 22:29
목포문학박람회 주 무대인 주제관 앞에 세워진 등대, 목포문학호에 승선해 문학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고규석 기자
[미디어전남] 고규석 기자=10월에 가을을 10배로 즐기려면 ‘무쏘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경구처럼 10월에는 무조건 詩月의 목포로 가야한다. 그 이유는 낮엔 ‘문학’에 반하고 밤엔 ‘야행’에 취해서다.

관광도시에 이은 ‘문화도시’ 꽃은 이미 피기 시작했다. 목포가 ‘무쏘의 뿔’ 주체가 되고 있다. K-문학이 세계 최고가 되는 그날까지 목포가 응원에 나선다.

에비 문화도시 목포가 ‘문학박람회와 야행’ 양 뿔로 미래도시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한다. 오는 7일부터다. 전국 최초로 ‘문학’을 테마로 한 박람회(EXPO)가 3일 후 목포에서 열린다.

4일 김종식 시장은 대체휴일에도 D-3 진행상황 점검을 위해 준비가 한창인 문학박람회 주 무대를 찾았다.

바이칼 호수처럼 깊고 푸른 하늘아래 문학의 향기에 젖은 입암산 기슭에서 내려다 본 박람회장 풍경, 절로 시 한 소절 읊고 싶어진다.

양지바른 생태공원 해바라기가 까치발 들고 넘어다보는 정자에 생머리를 늘어뜨린 채 스카프를 걸친 한 여인이 소설책을 읽고 있을 것만 같은 풍경이다.

저기 어디선가 ‘시는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라며 마치 비파를 뜯는 여신의 목소리로 시를 시집에서 꺼내 고운 선율로 들려줄 것만 같은 환청이 들려온다.

문학박람회 메인인 주제관 입구에는 항구도시 목포를 상징하는 등대가 하나 서있다. 근대 문학의 출발지인 목포 근대의 시간 속을 걷는 이들을 위한 나침판 이다. ‘목포문학’호에 승선을 알리는 것이다.
김종식 시장이 주제관 제1항구에 설치된 미디어 테이블을 터치하면서 목포문학의 맥을 살펴보고 있다. /고규석 기자

제1항구에 들어서면 미디어 테이블이 반갑게 맞이한다. 이곳은 터치스크린으로 목포 문학의 맥을 살펴보는 공간이다. 연도별 목포문학, 목포 문예지와 동인단체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특히 한국 문학사를 빛낸 목포출신 문인들이 라이트 패널로 소개돼 있다.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김현을 비롯해 김진섭, 최일수, 최하림, 천승세 , 황현산, 김지하에 이르기까지 기라성 같은 터줏대감처럼 들앉아 있다.

두 번째 코너인 제2항구에선 황금어장 남도문학을 만난다.

목포를 거쳐 간 남도의 문인들, 영화가 된 남도, 영상으로 보는 문학작품을 비롯해 남도의 작가들이 남긴 주옥같은 작품집이 전시돼 있다.

여기에 특별 콜렉션 코너로 극작가이자 소설가 시인으로 활동한 천승세, 최하림 시인, 황현산 문학평론가 등의 육필원고와 애장품 등이 전시돼 신선한 색다름을 선사한다. 가장 애쓴 부분으로 평가받는 코너로 꼽힌다.
목포를 빛낸 문인들의 이름이 연도별로 휘장에 수록돼 있다.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기자의 이름도 1990년대에 기재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고규석 기자

제1, 제2항구를 지나온 김종식 시장은 이 대목에서 “목포시가 왜 문학박람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가 분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목포가 문학의 중심이었고, K-문학이 이렇게 발전했구나.’ 하는 것을 관람객들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정곡을 짚어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로나 시대에 내용이나 공간이 짜임새 있게 잘 꾸며져야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제3항구로 가보자. 이곳은 세계로 항해하는 한국문학이 테마다. 영화로, TV 드라마로, 때로는 연극과 뮤지컬, 만화로 재탄생한 문학을 만나는 일은 즐겁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대한민국 베스트셀러와 함께 세계 속 한국 K-문학이 소개돼 있다.

드디어 도착한 제 4항구에선 눈과 귀가 즐겁다. 달라진 분위기에 까닭모를 흥겨움이 밀려온다.

다소 이름이 생소한 ‘모션 인터렉티브’ 때문이다. 이 곳은 날아오는 글자를 쳐서 제시된 작가의 이름을 맞추는 코너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4항구에선 체험이 주 메뉴다. 내가 쓰는 문학 네임텍(핸드폰 고리 책갈피 등)만들기 체험, 나만의 오디오북 만들기 체험 등은 그 이름만 들어도 신난다.
김종식 시장이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낭송해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는 것을 직접 체험해봤다. /고규석 기자

오디오북 만들기 코너에선 성우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낭송해 녹음이 가능하고 자신의 스마트 폰으로 전송해 들어볼 수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디지털 방명록이다. 종이 위에 손으로 쓰던 구시대 유물은 가라. 이제는 디지털이 대세다. 김종식 시장은 ‘목포 문학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김종식 시장이 디지털 방면록에 목포문학박람회 성공개최를 기원한다는 문구를 적고 있다. /고규석 기자

주제관을 나오면서 김 시장은 “동선 표시가 없는 게 아쉽다. 자칫 혼선을 초래할 수 있으니 관객 입장에서 최적의 동선을 표시해 달라. 또 명칭이 좀 어렵다. 좀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제관을 빠져나오면 중앙 광장에 문학전시관이 원형무대처럼 펼쳐진다.

야외에 위치한 전시관은 크게 5개로 꾸며졌다. 글자 콘텐츠관, 출판관, 미디어 셀러관, 독립서점관, 문학체험관 등이다.

이곳에서는 문학의 다양한 변화인 웹툰에서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 산업을 경험할 수 있다. 책 표지 그리는 체험, 북 커버 전시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웹툰 드로잉 체험도 가능하다.

국내 유명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라이브 토크를 펼치고 9일 날에는 1억원 고료 목포문학상을 수상한 화제의 작가가 직접 참여해 팬 사인회도 진행된다.
김 시장이 5개 관으로 꾸며진 야외 전시관에서 동선과 방역 등에 관해 질문을 하고 있다. /고규석 기자

프린지 무대에선 잠시 쉬면서 꽃재이야기, 옥단아 놀자, 사랑에 빠진 청개구리 등 연극과 인형극을 비롯해 문학에 스며든 가곡 공연, 마술, 아트 북 매직쇼, 시낭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 무대의 마직만 숨겨진 공간은 ‘문학 웰니스 테라피 존’이다.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마련한 힐링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어린이 등을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시월에 책과 노닐’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공간이다. 인디언텐트에 책 읽어주는 오디오를 듣다보면 깊어가는 가을 시인이 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시월 목포문학박람회에 오면 누구나가 시인이 된다는 유행어가 나올만하다. 피크닉 바구니에는 빵 대신 시집들이 담겨져 있다.

김 시장도 이곳 웰니스 테라피존은 “코로나 시대 문학과 힐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김 시장은 “스낵컬쳐 시대에 도슨트 분들의 책임이 막중해 보인다.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짧은 시간에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핵심만 간추려 포인트를 강조할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 시대 문학과 힐링이 공존하는 최적의 공간으로 꼽히는 웰니스테라피존에서 김종식 시장과 강효석 부시장이 망중한을 즐겼다. /고규석 기자

목포문학호에 승선해 눈 한 번 잠깐 마주하고 스쳐 지나기엔 너무도 심쿵한 코너들. 문장들. 그 책표지들. 그러한 느낌들. 깊어가는 가을 詩月에 이 곳에 가지 않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가.

대한민국 최초로 열리는 목포문학박람회를 통해 ‘문학이 문화가 되고 관광 상품이 되는’ 것을 우리는 분명 보게 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K-컬쳐의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산 그림자처럼 서서히 테라피존으로 내려왔다.

노트북을 메고 생수 한 병 들고 박람회장을 나오는 길,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유는 하나다. 눈이 즐겁고 귀가 호강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이들과 함께여서 더욱 신나는 목포문학박람회로 기억될 것만 같아서였다.

키워드 : 남도문학 | 목포문학박람회 |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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