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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 관련 시설물 ‘명칭 헷갈린다’

시민들도 아리송…타지 방문객, 택시 탔다 낭패보기 일쑤
포털사이트 검색 오류도…국가기념일 걸맞는 재정비 시급

2015-05-28(목) 10:02
5.18기념문화센터 전경.
[광주=미디어전남]조호기 기자=광주시내에 즐비한 5·18 관련 공원과 기념 시설물의 명칭이 엇비슷해 타지 방문객은 물론이고 광주시민들 조차도 헷갈려 하고 있어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올해 5·18 주간 국립묘지 참배를 위해 타지에서 찾아온 방문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운영한다던 셔틀버스 졸속 운영으로 원성을 사 5·18 홍보나 서비스 부문에 전반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에는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주요 공원과 기념물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광주 서구 내방로에는 지난 1995년 상무대 이전과 함께 정부가 광주시민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상무 신도심 개발지구내에 33만㎡를 시민공원 부지로 무상 양여함에 따라 조성된 5·18기념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기념문화관, 현황조각 및 추모승화 공간, 오월루 등 시설물과 휴게 공간 및 공원기반 시설이 들어서 있다.

김대중컨벤션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5·18 자유공원은 80년 당시 많은 시민들이 군사재판을 받았던 곳으로, 원래 위치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원형으로 복원, 재현했다. 자유관, 법정, 헌병대 중대내무반, 영창, 헌병대 식당, 헌병대 본부사무실, 들불열사 기념비, 교육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5·18 자유공원 뒤편으로는 상무시민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최근에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동구 금남로에 개관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게 되는데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지하는 지상 1층과 통하는 계단을 만들어 휴게공간 등 시민공간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이곳은 오랫동안 5·18기념광장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이처럼 5·18과 관련된 공원과 시설물이 여러 곳에 나눠져 있다보니 타지 방문객들에게는 5·18 공원이 정확히 어디를 지칭하는지 막막한 상황이다.

심지어 매일같이 이런 시설들을 접하는 광주시민들이나 광주지리를 가장 꿰뚫고 있다는 택시기사들 조차도 5·18 명칭이 들어간 비슷비슷한 명칭에 헷갈려 하고 있다.

#1 광주비엔날레 전시와 관련 올해 광주를 찾았다는 이 모씨는 택시 승차를 하고도 5·18 자유공원을 2번이나 헤맨 후에 찾아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5·18 자유공원을 가자는 요청에 택시기사는 5·18 기념광장인 도청 앞으로 데려다주었고, 다시 잡아 탄 택시기사가 데려다 준 곳은 옛 상무대 부지였다는 것. 두 번이나 헤맨 덕분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전시가 끝날 즈음이었다.

하지만 이런 낭패는 그 다음날도 이어졌다.

5·18 자유공원에 가야함에도 택시는 광주시민공원으로 데려다 줬고, 광주 지리를 잘 모르는 이모씨가 다시 잡아 탄 택시가 멈춘 곳은 시청에 위치한 5·18 시민공원이었던 것.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이모 씨는 5·18이나 공원을 빼버리고 옛 상무대 부지로 가자고 해서 겨우 5·18 자유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이씨는 “너무나 많은 5·18 기념물과 장소들로 인해 길 눈 밝은 택시 운전자들조차 헷갈려 하더라”며 “광주에 사는 후배들도 여길 찾지 못해 애를 먹는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주요 검색사이트에서 5·18 자유공원을 검색어로 클릭하면 광주시에서 제공하는 5·18기념공원 사이트로 연결되고 있지만 광주시는이러한 오류와 혼란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5·18 관련 광주시의 세심하지 못한 행정은 최근 제3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주간 서비스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2 서울에 사는 정 모씨는 제3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위해 송정역에 도착했다.

정씨는 “광주 지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방문을 계획한 것은 ‘광주시가 제3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특별 교통 편의대책을 추진한다’는 언론 홍보를 접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언론에 보도된 주요 내용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 참배객 교통 편의를 위해 17일부터 이틀간 광주송정역과 국립5·18민주묘지를 잇는 무료 순환버스 3대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18회 운행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기사 이외에는 어디에서도 관련 정보를 알 수 없었지만 18회 운행한다는 기사가 난 만큼 쉽게 다녀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정씨는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송정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송정역에 도착한 정 모씨는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에서도 셔틀버스 관련 알림문구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120 빚고을 센터에 전화문의를 했지만 ‘잘 모르겠으니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전화해주라’는 대답뿐이었다.

관광안내소에도 들러 셔틀버스 정거장 위치를 물었지만 역시 모른다며 시청에 문의 후 알려주겠다고 했다는 것. 이후 시청에서 휴대폰 문자로 돌아온 대답은 광주송정역 앞에서 타라는 모호한 응대뿐이었다.

정씨는 “광주송정역이 그렇게나 넓은데 거기서 구체적으로 어딜 말하는건지 알려줘야죠. 조그만 팻말 하나 붙여놓는것이 힘들었을까요?” 라며 답답해했다.

그렇게라도 셔틀버스를 탔다면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한 보람이 있었겠지만 오후 6시30분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는 언론보도만 철썩같이 믿고 주변에서 일 좀 보며 2시간을 역 앞에서 기다린 정씨는 광주시가 언론보도와 다르게 오후 3시30분 셔틀버스를 마지막으로 운행을 조기 종료하면서 결국 참배 계획을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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