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쓰레기 소각장 ‘무용론’ 쓰레기배출량 예측 빗나가 4개월째 ‘낮잠’
연료 2천여ℓ행방 묘연…주민들 신뢰 잃어
송지면에도 소각장 추진…주민들 “아서라” |
[해남=미디어전남]서영서 기자=해남군(군수 박철환)이 도서지역 농어촌폐기물처리를 위해 건립한 쓰레기 소각장이 준공 4개월이 지나도록 가동실적이 전무해 타당성 논란과 함께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 부실시공을 비롯해 사라진 경유 수천ℓ를 찾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절도범으로 오해받았는가 하면 군청 내부 갈등도 일고 있어 해남군의 관리부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근거 없는 쓰레기 발생량 예측 잘못돼
해남군은 지난해 10월 화산면 삼마리(도)에 환경부 사업인 ‘농어촌 폐기물 종합처리 시설 사업’의 일환으로 예산 9억2천여만원을 지원받아 쓰레기 소각장을 준공했다.
삼마 소각장은 상·중·하마의 3개로 이뤄진 섬주민이 배출한 생활쓰레기를 마을 관리인 1명이 수집해 주 2회, 1일 4시간씩 400kg을 소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험가동 몇 차례를 제외하곤 준공한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정상가동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현재까지 모아진 쓰레기양은 40kg정부미 포대 5개가 전부여서 소각장을 가동하기에는 턱없이 양이 부족하다는 것.
해남군은 쓰레기소각장의 사전 실시설계용역에서 삼마도 주민 249명이 연간 35.9톤의 가연성 쓰레기를 배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주민 한명이 하루에 0.78kg의 생활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으로 당시 실시설계용역에 따르면 전국, 전남, 해남군의 2006년부터 2010년까지의 평균발생량 원단위를 평균해 산정한 수치다.
실시설계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쓰레기 배출원단위는 해남군 평균보다 0.07kg 높고 전남 평균보다는 겨우 0.02kg 낮은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대해 해남군 담당자는 “산출근거는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권을 비롯해 시, 군 등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이 각각 다른데도 불구하고 도서지역인 삼마도의 쓰레기 발생량을 해남군 평균치보다 높게 책정한 것은 애시당초 예측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폐어구 제외 등 운영 난맥
삼마 쓰레기 소각장의 운영방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소각장 사업의 정식 명칭은 ‘해남군 도서지역 농어촌폐기물 종합 처리시설 설치사업’으로 가연성 폐기물인 섬주민의 생활쓰레기를 소각하기 위한 전용시설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명칭에 거론된 것과 같이 폐기물에는 그물이나 밧줄 등 해양쓰레기도 포함돼야 마땅하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쓰레기 소각장이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냐”며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해 말 해남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현지 여건상 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양쓰레기의 소각이 불가능해 불법 소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소각장 사업을 추진했던 담당 공무원도 “2011년 삼마도에 방문했을 당시 밧줄, 그물 등의 폐어구를 비롯해 생활쓰레기가 널브러져 지저분했다”고 밝혀 당시 생활쓰레기 뿐만 아니라 폐어구 처리도 큰 문제였다는 것을 피력했다.
이와함께 현재 쓰레기 수거, 소각, 슬러지 취합 등의 업무를 비롯해 삼마 본섬을 제외한 2개의 섬에서 어떤 방식으로 쓰레기를 수거할 지 주체도 정해지지 않은 실정이다.
해남군은 삼마도 마을이장이 그 일을 자처했으며 소각 당일 일당으로 몇 만 원가량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확인결과 A이장은 “어떻게 운영될 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사라진 경유 2천5백ℓ어디로 흘렀나
현재 해남군은 삼마 쓰레기 소각장의 사라진 연료 2천ℓ의 행방을 놓고 감사 중이다. 해남경찰은 해남군청의 관리부실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주민들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삼마 쓰레기 소각장은 지난해 7월15일 시험가동을 위해 인접한 ‘화산 삼마도 발전소(섬 자가 발전소)’에서 경유 3820ℓ를 인계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해남군의회 행정사무감사 현장방문에서 시험가동을 하던 중 호수에 기름이 새고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거론되면서 유류탱크에 있어야 할 기름 2500ℓ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급기야 해남군은 도난을 의심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해남경찰은 당일 호스로 유류를 보내는 상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소각장 담당자가 탱크를 열고 유량을 확인하지 않아 결국 관리부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군청 담당자는 “쓰레기 소각장의 유류탱크는 유량계 불량으로 경유를 인계받은 이틀 뒤인 7월17일 교체작업을 했다”며 “당시 유량계의 눈금은 3800ℓ를 가리켰다”고 밝혀 경유 인계 당시 정량이 소각장 탱크로 유입됐음을 뒷받침했다.
▲해남군 타 섬에도 쓰레기 소각장 진행
이렇듯 삼마 쓰레기 소각장이 부실의혹에 타당성 논란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해남군이 송지면 어란리(도)에도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어란리 주민들도 폐어구를 소각하지 않는다면 굳이 소각장이 들어올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해남군의회도 타당성을 거론하며 해남군이 올해 세운 부지매입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런 실정에 차라리 쓰레기 소각장 대신 그 비용으로 주기적으로 도서지역의 쓰레기를 수집해 육지로 가져오자는 주장도 일고 있다.
주민 B씨는 “현재 쓰레기 소각장에 소요되는 연간 운영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약 4천만원이다”며 “이 금액과 소각장 설치비용을 더한다면 연간 1억5천만원의 가용예산이 발생해 그 비용으로 충분히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