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행사실비보상금 규정外 용도 ‘흥청망청’ 주민 위해 쓸 혈세, 공무원 퇴임식 등에 펑펑
전남도, 제 식구 감싸기식 감사도 비난 거세
행자부 “예산 전용한 것” 감사원 “감사 착수” |
[강진=미디어전남]박재범 기자=<단독>강진군(군수 강진원)이 지방재정법 시행령까지 어겨가며 민간인 등에게 사용해야 할 ‘행사실비보상금’을 공무원의 이·퇴임식 회식비 등으로 흥청망청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강도 높은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전남도(도지사 이낙연) 감사관실은 ‘애초에 계획을 세워 사용했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행정자치부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혀 그동안 도 행정감사가 형식에 그쳤거나 제 식구 감싸기였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강진군이 공개한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행사실비보상금 사용 내역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의 이·퇴임식을비롯한 간담회, 체육행사 등으로 2천5백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책 또는 지역 홍보를 위해 지역은 물론 서울 등 타 지역에서까지 4년간 1억원이 넘는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같이 강진군이 사용한 행사실비보상금은 행정자치부령 제1호인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의 집행 대상 직무활동에 명시된 것으로 규칙위반이다.
▲“관례적으로 예산전용” 시인
먼저 공무원의 퇴임식 경비는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별표서식 6번 ‘소속 상근직원에 대한 격려 및 지원’의 ‘나’항인 소속 상근직원 중 공로가 많은 퇴직 공무원에게 격려금품 지급에 해당돼 업무추진비 및 행사비로 사용해야 하고 여기에 시책 또는 지역 홍보 또한 업무추진비에 해당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강진군 예산 담당자는 “퇴임행사는 퇴임자에게 격려품을 주는 것으로 (규칙에)나와 있다”며 “시책업무 추진도 할 수 있고 행사실비보상금으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담당자는 식당에서 식사 등의 송별식이라는 지적에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또한 군 담당자는 “이제껏 행사이기 때문에 행사실비보상금에서 나갔던 것 같다”고 밝혀 관례적으로 예산전용을 해왔음을 시인했다.
▲도 감사관실도 제 식구 감싸기
강진군의 이런 행태에 대해 도 감사관실도 “(업무추진비 성격의 비용을)행사실비보상금으로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계획을 봐야한다”며 “목적에 맞게끔 사용했는지 봐야지 업무추진비 성격이냐를 판단하기는 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A감사관은 “예산이 편성됐다면 행사실비보상금 명목에 맞게 쓰는 것은 정당하다”며 “업무추진비 사용 범위가 상당히 광범위해 행사실비보상금이라고 해서 업무추진비적인 성격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수가 어떤 행사에 참석해 행사실비보상금 목적에 맞게끔 사용할 수 있어 사용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관계 서류를 전체적으로 확인해 봐야 (전용여부를)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A감사관은 그간 강진군의 예산전용을 발견하지 못한 점에 대해 “3년 동안 수 백가지 지출항목을 한명의 공무원이 5일 동안에 보지 못할 수도 있다”며 “우리 잘못이 아니며 사후에 이 일이 터지더라도 감사관에게 문제를 제기 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해 사실상 도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했다.
▲행자부 “행사실비보상금으로 집행하면 절대 안 돼”
하지만 행정자치부는 도 감사관의 입장과 달리 “행사실비보상금과 업무추진비는 내용이 다르다. 행사실비보상금으로 집행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행자부 재정관리과 이상수 사무관은 “행사실비보상금은 말 그대로 민간인에게 지급하는 최소경비라고 보면 된다”며 “예를 들어 관에서 교육, 공청회 등으로 민간인 참석을 요구할 때 그들의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는 부분을 일부 실비로 보상해 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또 강진군의 사례에 대해 “상근직 직원이 퇴직한다고 하면 퇴직자에게 주는 감사패 등의 소소한 것들은 일반운영비에서 집행하고 거기에 격려금품 등은 업무추진비에서 집행하라,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 감사관의 의견에 대해 “자치단체는 제도적인 기준을 가지고 거기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고 그 것이 잘못됐다면 감사에서 지적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행자부는 자치단체의 예산전용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행사운영비 등 세출예산집행기준을 개정해 그 가운데 행사운영비는 실질적으로 지방지자체 주관 행사비용은 사용할 수 있지만 초청인사 등에 대한 식사 등은 업무추진비로 사용하도록 규정을 명확히 개정한 바 있다.
▲“불법행위 몰랐다면 과실 책임져야”
이 같은 강진군의 예산전용에 대해 전남 모 지자체 前 회계공무원은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자치단체별로 업무추진비 총액이 다 정해져 있어 그 것을 가지고 실과에 쪼개던지 통합하던지 예산을 세운다”며 “그런데 그 비용을 초과해서 사용하려다 보니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어겨가면서 까지 행사실비보상금을 당초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게 사용하기 위해 행사실비보상금을 통으로 포괄적으로 세우고 부기를 맘대로 잡아 사용한다”며 “결국은 기준경비를 초과해서 사용한 것으로 예산을 초과해서 사용한 것도 죄가 되지만 속여서 업무추진비 부족분을 행사실비보상금에서 변칙적으로 끌어다 사용한 것은 죄가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광주경실련 김기홍 사무처장도 “예산전용을 몰랐다면 과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며, 알고도 사용하고 있다면 범죄행위다”며 “이는 담당공무원의 월권행위로 처벌 받아 마땅해 공정한 감사로 해당집행 공무원은 징계돼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 지방행정감사국 김대환 감사관은 강진군의 예산전용에 대해 “언론에 보도돼 인지되면 감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