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극단, '나의 살던 고향' 무대 올라 퓰리처상 수상작 손튼 와일더‘우리 읍내’ 원작
1970년대 송정리를 무대로 새롭게 각색
11월 14일~16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
[광주=미디어전남]양승만 기자=광주광역시립극단(박윤모 예술감독)제5회 정기공연 연극 ‘나의 살던 고향’이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손튼 와일더(미국,1897~1975)의 퓰리처상 수상작 '우리 읍내(Our Town)'를 각색한 작품으로, 극단 드라마 스튜디오를 이끌었던 강남진(백제예술대 교수)씨가 각색·연출을 맡아 오랜만에 광주 관객들과 만난다.
원작 '우리 읍내'는 1938년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매일 공연되고 있을 정도로 사랑받는 미국현대문학의 걸작이자 현대사실주의 연극의 교과서이다. 원작이 1930년대 미국의 평범한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했다면, '나의 살던 고향'은 1970년대 한적한 마을 송정리가 배경이다. 소박한 읍내의 풍경 속에 정감 넘치는 이웃들이 등장한다.
송정리의 의사 박준 선생과 송정리 뉴스 편집장 조동팔 가족을 중심으로 소꿉친구 철수와 영희의 사랑, 결혼, 죽음이 극을 전개하는 큰 줄기이다. 1막 성장, 2막 사랑과 결혼, 3막 죽음 등 총 3막 구성이다.
1971년, 송정리 읍내의 평범한 아침이 시작된다. 신문배달부, 우유배달부는 골목을 다니며 아침을 깨운다. 시골의사 박 준 집과 송정뉴스 편집장 조동팔 집에선 등교를 준비하는 아이들과 엄마의 실랑이가 한창이다. 저녁이면 마을 교회에서는 성가대 연습이 한창이고, 아이들은 집에서 숙제를 한다. 소꿉친구 철수와 영희는 티격태격하며 우정과 사랑을 키우고,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며 13년의 세월이 흐른다. 철수와 영희는 결혼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영희는 죽음을 맞이한다. 영희는 딱 하루 행복했던 날로 다시 돌아가는 기회를 얻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사실 특별한 사건이 등장하지도 않는 평범한 마을,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다보니 특별한 줄거리가 없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평범하다 싶은 연극은 죽음을 맞은 영희가 이승에서의 삶에 미련을 두며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면서 극적인 전환을 맞는다. 영희의 마지막 외침은 관객들에게 의미심장한 물음을 던진다.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인간이 있을까요? 매 순간마다요” 지극히 평범한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을 통해 평화로운 일상에 감춰진 인생의 본질을 마주하게 한다. "당신이 무심코 지나치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오늘을 사랑하고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여타 연극과 달리 관객을 낯설게 하는 장치가 있다. 바로 극 중 무대감독의 등장이다. 무대감독은 연극 속에서 등장해 인물들 사이에 개입하기도 하고, 때론 극을 이끄는 화자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객석의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대화를 하기도 한다. 무대와 관객 사이를 가르던 벽을 깨며 관객에게 당신은 지금 연극을 보고 있고, 스스로 생각하라고 끊임없이 요구한다. 관객의 상상력을 중시하고, 극에 대한 환상을 깨는 연극주의적 기법이 관객에게 색다른 느낌을 전할 것이다.
원작과 차별을 둔 부분은 1970년대 송정리라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다.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지만, 여전히 소박한 삶과 정이 남아 있는 송정리를 부각시켰다. 무대 영상에서는 송정리가 배출한 국창 임방울, 시인 박용철, 감독 선동렬 등의 인물을 소개하고, 배우가 등장해 송정리 이모저모를 들려준다. 또한 1970년대의 소품, 의상, 장소 등을 재현해 관객들로 하여금 그 시절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들을 마련했다. 재즈보컬, 피아노, 콘트라베이스의 라이브 연주가 극 전반에 흐르면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총 20여명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개성 넘치는 연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지난 연말공연 ‘오셀로’에서 이아고 역할로 진가를 보여준 배우 송정우가 이번 작품에서 무대감독 역을 맡아 리듬감 있게 극을 이끈다. 또한 윤희철, 이현기, 한중곤, 고난영, 정경아 등 중견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와 젊은 배우들의 개성 있는 1인 다역 연기가 빛나는 무대가 될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인생의 소중함과 가치, 소소한 행복을 잔잔하게 풀어내는 연극 '나의 살던 고향'.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동화 같은 연극이다. 박윤모 예술 감독은 “올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에게 가슴 따뜻한 위로를 전해줄 연극”이라며 “특히 수능 다음날부터 공연이 시작되는 만큼, 수험생들에게 좋은 관람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나의 살던 고향' 예매는 광주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www.gjart.net)에서 가능하며 전석 1만원, 학생 50%할인, 만7세 이상 관람가다. 문의:062)511.27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