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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 속 ‘가정의 달 5월’

2014-05-06(화) 15:37
[미디어전남] 중세기 유럽에서 아기를 갖 낳으면 먼저 교회에 안고 가서 세례를 받았는데. 이때 신부는 “이 아이의 대부(代父)·대모(代母), 그리고 아버지·어머니에게 명한다. 이 아이가 일곱 살이 될 때까지 물, 불과 말발굽, 개 이빨로부터 보호받도록 하고 그 다음부터는 슬하를 떠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지어다”하고 세례문을 읽었다.

한국에선 5월 5일 어린이날을 정해놓고 풍성한 볼거리와 어린이 잔치를 열어주기도 한다. 한데 일명 칠곡 아동학대사건이 전 국민을 격분하게 만들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분노가 식지 않고 있는데 아무리 제 자식이 아니라고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아동학대는 계모·계부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아동학대의 79%가 친부모로부터 일어났다.

자신이 낳은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도 문제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학대를 받으면서도 부모의 사랑을 받으려고 애태우는 아이의 집착 심리다. 동생을 죽였다고 허위 자백한 열두 살짜리 아이는 수사 과정에서 계모의 눈치를 보더란다. 손을 잡으려는데 이를 외면하는 계모의 모습에 상처를 받으면서 관심을 유도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간 자신과 동생을 여러 방법으로 학대한 계모이다. 계모는 어린이날도 모른다.

그러기에 두 자매를 아파트 계단에서 밀어 굴러 떨어지게도 하고, 세탁기에 넣어 돌리기도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청양고추를 먹이는 등 극심한 학대를 받았건만 계모의 애정을 구걸하고 있었던 거다. 이런 아이는 학대를 받으면 받을수록 상대에게 집착하게 된다고 한다.

전문학자에 따르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로 세상에 태어난다고 한다. 여기에 태어날 때의 고통으로 인해 처음 맞이하는 세상에 막연한 불안감 등 아기의 욕구를 채워주고 편안함과 따뜻함을 제공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아기는 ‘이 세상이 믿을 수 있는 곳이구나’하는 기본적 신뢰감을 갖게 된단다. 그래서 부모에게 애정을 갖고 같이 있으려는 애착을 형성하게 된단다.

태어나서 가장 처음 관계를 맺게 된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은 이후 평생 동안 건강한 심리적 발달을 가능케 한다고 한다. 그런데 양육자의 변함없고 일관적인 보살핌만이 아니라 간헐적인 보살핌 또한 애착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잘 대하다가도 갑자기 냉대하는 예측 불가능한 행동들이 아이로 하여금 더욱 부모에게 집착하게 한다는 것. 위협이나 언어적 학대, 신체적 학대 후 갑작스레 주어지는 간헐적인 보상과 처벌은 도리어 상대에게 더 매달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한다. 바로 ‘외상성’ 애착이란다.

거듭된 학대를 받으면서 힘의 불균형이 커지게 되면 어느 순간 약자는 반항은커녕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자기 개념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자신은 아무런 힘이 없는 약한 존재이고, 힘 있는 상대가 모두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에게 의존하게 된단다. 상대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으면 어떻게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단다. 바로 이렇게 부모의 학대를 받으면서도 도리어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는 아이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이다. 이렇게 나약한 존재가 인간이다.

아직 자기 존재감도 확실히 갖지 못한 어린 자네에게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랑의 매’라고 생각하면서 아이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 우리 아이는 나를 여전히 따르고 있으니 괜찮다고 부모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위안하는 것, 그것은 자기합리과일 뿐이다. 이미 아이는 치명적인 외상적 애착을 형성했기 때문일 수 있다.

절대 정상적이고 건강한 안정 애착이 아니란다. 고로 부모가 아이에게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우선적으로 해줘야 할 선물은 아이가 어떤 모습이든 부모의 사랑이 변치 않을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이란다. 한데 5월은 어린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기자이름 /미디어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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