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전남 고규석 기자] 목포에서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용기 시인(58)이 이유 있는(?) 외출로 관심을 끌고 있다.
시인의 예리한 감성으로 틈틈이 써 온 동화를 묶어 동화집 ‘시한부 눈사람도 꿈이 있다면’(아이러브북)을 펴내서다.
지역 문단에서 시인이 소설가로 또는 평론가로 시조에서 시로 화려한 외출을 시도한 경우는 줄곧 있어왔지만 동화로 외출하는 케이스는 드문 경우여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화작가로 새 출발하는 서 시인은 ‘눈사람을 잊지는 않았나요?’로 시작에 ‘처음 만든 눈사람의 여권’에 이르기까지 모두 50편의 동화를 이 한권에 담았다.
이번 동화집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눈사람을 만나기도 어렵겠다는 그리움에서부터 출발해 50편에 이르는 작품 전반에 이 그리움이 얼음장 밑을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흐른다.
주인공인 ‘눈사람’은 오래 살아남기 위해 ‘함박눈 파는 가게’의 점원으로 일을 한다. 작은 유리 인형을 만나 글도 배우고, 찜질방 가기, 수영하기, 스키, 스케이트 타기를 도전하는 꿈을 꾼다. 눈이 오지 않는 나라에 가서 공연하기 위해 노래와 춤을 배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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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따라가다 보면 눈사람이 ‘여자일까? 남자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상상력도 마주하게 된다.
특히 날씨가 따뜻하면 금방 사라질 시한부 눈사람이지만, ‘무관심 속에 사라진다는 것’을 극복하고, ‘눈사람을 기다리는 사막’의 여행을 꿈꾸면서 유리 인형과 아름다운 우정을 통해 낯선 세상을 알아가는 눈사람의 꿈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서 작가는 “눈사람도 ‘엄마를 불러보고 싶다’는 간절함을 통해 사람과 똑같은 감정으로 유리 인형과 소통하며 점점 사람을 닮아 가는 눈사람”이라며 “눈사람의 눈높이에서 펼쳐지는 삶과 죽음, 기다림, 외로움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눈사람에게 ‘따뜻한 입김을 호호 불어주고 싶은’ 어느 날 독자들 마음속에도 눈사람의 소중한 꿈이 새록새록 새겨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더운 이 여름에 눈사람과 마주하는 즐거움도 쏠쏠하다”고 귀띔했다.
이 동화집의 삽화를 그린 서희재는 작가의 딸이어서 더욱 이채롭다.
“어느 날 문득 금방이라도 녹아버릴 것만 같은 눈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함 앞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감추고 조금이라도 더 오랫동안 숨쉬기를 위해 만년필로 처음 쓴 동화”라는 게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이다.
그는 “6개월에 걸쳐 워드가 아닌 만년필로 작품을 썼고 아내인 장미선 씨는 그림이 훨씬 더 좋다고 평가했다.고 삽화를 그린 딸과 열띤 토론을 거쳐 MZ세대의 의견도 적극 반영했다”고 털어 놨다.
서 작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눈사람처럼 심장이 뛰지 않는 그 무언가를 찾아 심폐소생술을 해 다시 심장이 뛰고 말을 하고 걸을 수 있도록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낯선 세계의 작품을 표현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한편 서 작가는 1996년 ‘문학춘추’ 시 부문 신인작품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2008년 무안아동문학선집 ‘엄마, 아빠 손잡고 고향 가는 길’에 동화 ‘나무 의자’를 발표했다.
‘박태영 학술문학상’ 시 부문, ‘KBS 김승옥문학상’ 신인우수상, 항공문학상 최우수상, ‘여순10.19평화인권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금빛돌비늘의 떼’, ‘새에게 묻는다’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