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전남 최란희 기자] 생태학적 상상력을 넓혀 역사의식으로 시대와 삶의 변주를 수용해 온 시조 시인 오미순씨가 첫 번째 시조집 '꽃의 기도'를 출판했다. 지난 2019년 한국문인협회 해남군지부와 계간 ‘시조시학’이 공동으로 공모한 제12회 전국 해남 시조백일장에서 '꽃의 기도'로 영예의 대상(장원)을 차지하며 그 해 ‘시조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그가 2022년 새봄을 맞아 3년여 만에 첫 시집을 펴냈으니 그야말로 설레고 기대되는 새로운 봄의 향연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경영자이면서 바리스타로 활동하는 시인은 책 머리에 "처음으로 커피를 내리면서 느꼈던 떨림, 그 떨림을 글로 표현했을 때의 떨림"이라고 썼다.
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시조 특유의 정형미와 가락에 현대의 시대정신과 서정을 덧붙여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소소한 일상과 순간순간의 기억을 따북 따북 담아냈다.
시인이면서 경기대 교수인 이지엽 시인은 이런 오 시인의 작품을 "현실과 유리되지 않고 때로는 역사적 상상력으로 전개되는 활달함이 시인이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했다. 시인의 상상력이 에코페미니즘으로 확대돼 미래적 담론까지 담아내면 분명 개성 있는 시조 시인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이 이 시인의 평가다.
오 시인의 시편들은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상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작품이 많다. 장미나 목백일홍, 코스모스, 찔레꽃, 나뭇잎, 씨앗 등이 그것이다. 전통이라는 시조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고 대중성과 현대성을 회복해서 독자 곁으로 다가가려는 작가의 마음이다.
등단 이후부터는 광주의 가장 아픈 부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을 완성하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광주민주화운동의 목소리도 담아냈다. 그에게 찔레꽃이나 새싹, 나비는 객관적 상상물로 그려진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이다. '그 5월을 그리다'와 '날아오르다' 같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연작시도 5월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아픔이면서 그리움이다.
이지엽 시인도 이런 작가에 대해 "우리의 전통 정서인 정을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하게 대상의 표정만을 그리지 않고 역사적 상상력과 현실을 맞닥뜨린다"고 평가했다.
정형화된 형식에서 탈피하려는 새로운 시도도 엿보인다. 이번 시집에서도 그는 전통적 시조의 운율인 3행 배행이나 6행 배행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운율로 활달한 변화를 시도했다. 행간의 여유를 두면서 시조의 간절함을 최대한 살리는 자유로운 형식도 선명하다.
담양에서 태어난 오 시인은 광주 북구 일곡도서관 이루미 시조 창작반에서 시인의 꿈을 시작했다. 한 달에 두 번씩 도서관에서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인의 길을 꿈꿨던 그들은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는 등 함께 공부하다 지난 2019년 오 시인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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