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맹무상(群盲撫象) “목포시민은 장님이 아니다”

2022-01-09(일) 17:22

[미디어전남] 고규석 기자= 선거철만 다가오면 지역사회에 창궐하는 풍토병이 있다. 코로나19만큼 무서운 고질병이다.

요즘 지역사회에 장님도 아니면서 의도적으로 본질을 왜곡하거나 비틀어 숨기는 조작(操作)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고사가 바로 군맹무상(群盲撫象)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고사는 원래 열반경(涅槃經) 사자후보살품(獅子喉菩薩品)에 나오는 ‘군맹평상(群盲評象)’이 원조다.
‘맹인모상’이나 ‘군맹모상(群盲摸象)’, ‘군맹무상’으로도 쓰인다.

사물을 볼 때 작은 일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는 태도에 대한 경고다.

이솝 우화에도 이와 비슷한 다섯 장님과 코끼리 이야기가 나온다.

다섯 장님이 각자 코끼리를 만져보고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첫 번째 장님은 코끼리의 코를 만지고 굵은 밧줄과 같다고 한다. 두 번째 장님은 코끼리의 귀를 만지고 곡식을 까불 때 쓰는 커다란 키와 같다고 하고, 세 번째 장님은 코끼리의 배를 만지고 벽과 같다고 하고, 네 번째 장님은 다리를 만지고 굵은 기둥 같다고 하고, 다섯 번째 장님은 꼬리를 만지고 뱀과 같다고 한다. (열반경에는 여섯 명이 등장, 상아-무, 귀-키, 다리-절구, 등-평상, 배-장독, 꼬리-밧줄)

단편적으로 보면 다섯 장님이 만져보고 비유한 표현들이 모두 옳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코끼리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한 것은 아니다.

모두 직접 만져봤으니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강하게 확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열 사람이 만지면 열 사람 모두 치열한 논쟁에 휘말리게 된다.

최근 지역사회에 필요에 따라서 코끼리의 코를 강조해 코끼리에게는 코만 있는 것처럼 부풀리거나, 귀만 부풀려 부각시키고 이를 호도하고 있다.

전 시민을 장님으로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닌지 참 낯 뜨겁고 개탄스럽다.
시민들은 장님이 아니다. 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고 모든 사람을 잠깐 동안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시민 모두를 영원히 속일 수는 없어서다.

군맹무상이라는 이 논쟁과 치열한 싸움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뭔가? 의외로 간단하다. 장님들이 눈을 뜨고 코끼리의 실체를 볼 수 있다면 모든 다툼과 논쟁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눈을 뜨거나 진짜 코끼리를 보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고 상대를 흠집 내고 소문을 퍼드리는 데 애쓴다.

이제는 시민들도 달라져야 한다. 어떤 그럴듯한 말들을 해도 그 진의가 무엇인지, 어떤 배경을 숨기고 하는 말인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창궐하는 풍토병에는 바른 눈과 지혜가 특효약이다.

본질을 감추고 숨기는 조작을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또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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