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졸속 행정’…천불천탑 문화관 건립 ‘좌초’

건축물 완공 눈앞…전시 콘텐츠 없어 개관 차일피일
사전 타당성조사도 않은 채 주먹구구식 추진 입방아
‘세계유산 등재 위해…’ 허울 뿐, 54억 혈세만 낭비

2016-03-11(금) 09:50
화순군이 수십억 예산을 들여 건립중인 천불천탑 문화관이 전시할 콘텐츠 부족으로 개관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사진은 문화관 외부전경.
[화순=미디어전남]임진섭 기자=화순군이 54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한 ‘천불천탑 문화관’이 마땅히 전시할 콘텐츠가 없어 3개월째 개관을 미뤄오고 있는 등 부실사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화순군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전 타당성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는 등 주먹구구식 행정이 낳은 결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허울 좋은 사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0일 화순군에 따르면 천불천탑 문화관은 현재 전시 콘텐츠 부분만 남기고 건축 부분은 마무리 된 상태며 당초 지난해 12월 계획이었던 박물관 설립조건이 맞지 않아 복합 문화관으로 추진방향을 재정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인결과 화순군은 박물관으로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학예사와 자체유물을 60점 이상 소유해야 함에도 공사가 시작된 지 2년 이 지난 시점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업 추진방향 선회로 지난해 12월 개관 예정이었던 문화관은 전시 콘텐츠조차 정하지 못한 채 마무리 단계인 건물만 방치돼 있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화순군은 “애초에 불교 문화관으로 계획된 사업이 ‘콘텐츠가 광범위하다’는 자문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박물관으로 사업이 변경됐다”며 “사업 초기 사전 타당성 조사도 시행 못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화순군 의회에서는 전시 콘텐츠를 정상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건물을 먼저 지은 것을 두고 화순 운주사 석불석탑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화순군민 이모 씨는 “화순군에서 박물관 설립기준을 2년 동안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은 관계자의 직무유기 아니냐”며 “건물도 박물관에 맞게 건축 했을 텐데 이제 와서 문화관으로 바꾸는 것도 쓸데없이 혈세만 두 번 쓰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화순군의회 김숙희 의원은 “화순군이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문화관의 본질적인 콘텐츠는 무시하고 건축물이라는 결과만 신경 쓴 듯 하다”며 “군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재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군의 노력을 촉구했다.

화순군 문화관광과 담당자는 “과거 사업계획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추진과정 중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올바르게 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군민과 관광객이 모두 만족 할 수 있는 콘텐츠를 3월 안에 결정, 올해 10월 안에 문화관을 개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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