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비위생적 화장실 휴지통 '강 건너 불구경'

잇단 세계대회 코앞 글로벌이미지 실추 우려
유튜브에 '역겨운 한국화장실 휴지통' 영상도

2015-04-29(수) 10:19
서울도시철도·경남도 휴지통없는 화장실 안착
市 “막힘 많아 시기상조 … 구청 소관” 변명만

[광주=미디어전남]조호기 기자=세계인권도시포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세계 대회를 앞둔 광주시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화장실 문화 개선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 놓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관광지나 공공 화장실에 비치된 뚜껑 없는 휴지통은 대규모 외국 관광객 맞이를 앞둔 광주시 이미지에 비위생적이라는 굴레를 씌울 것으로 보여 조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전세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상에서 ‘코리안 토일렛 페이퍼(Korean toilet paper)’라고 검색하면 화장실에 사용 후 가득 담겨 있는 휴지통을 보여주며 ‘매우 역겨운 영상으로 주의바람’ 등의 의견을 적어 놓은 영상을 접할 수 있다. 또 일본 등지에서는 한국어로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버려달라’고 적어 놓을 정도로 한국민의 화장실 문화에 대한 요주의를 당부하고 있을 정도다.

남구에 사는 황모씨는 “일본 여행 중 조그마한 도시의 화장실에서도 ‘제발 화장지를 변기에 넣어주세요’라는 한글 안내문을 봤다. 한국 사람들 보라고 적힌 안내문 보기가 좀 창피했다”며 “광주에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할 상황에서 화장실 휴지통을 없애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화장실 휴지통 문화는 신문지나 질 낮은 휴지를 이용하던 시절 변기 막힘을 방지하기 위해 생긴 것으로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따로 두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부 남미 국가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사용되는 화장실용 휴지는 화학 처리를 하지 않아 쉽게 물에 풀리며 변기가 막히는 것은 화장지가 아닌 음식물 등 오물이나 물티슈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선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나 기관은 더러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단계적으로 추진, 4월부터는 5~8호선 전 역에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화장실 막힘이 6배가량 증가하고 다수의 불편 민원이 접수되는 등 과도기가 있었지만 시범 운영과 피드백 등을 거쳐 최근 들어서는 막힘 건수가 시행 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남도청도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적극적이다.

경남도는 ‘휴지통 없는 관광지 화장실’ 정착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도청 본관 1층 화장실 4곳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등 방문객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고자 화장실 문화혁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많은 외국 방문객과 관광객 유입을 앞두고 있는 광주시는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의논은 있었지만 휴지통이 없으면 화장실 막힘이 훨씬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아직 전면 시행은 시기상조다”면서 “화장실 관리는 구청 고유 업무로 내년부터 몇 군데 시범 시행을 논의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광주 남구청은 신사옥으로 옮기면서 청내 모든 화장실에서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시행하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휴지통을 없앤 이후로 냄새 부분과 미관상 깨끗해진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야외 공공화장실의 경우 더 지저분해지고 막힘 민원이 많아 확대 시범 운영은 아직 계획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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