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원어치 벼 털리고도 고흥팔영농협 ‘수수방관’

범인 알고도 1달 여 넘도록 신고조차 안해
지난해 17억 횡령직원 해외도피 재탕 우려

2015-02-03(화) 10:31
올해 수매한 벼 11억여 원어치 도난사고가 발생한 고흥팔영농협 임대창고
[고흥=미디어전남]류용석 기자=고흥팔영농협(조합장 박상기)이 올해 수매한 벼 11억여 원어치를 도난당하고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 조합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이 농협 측은 임대창고 주인이 벼를 빼돌린 사실을 한 달여 전에 인지하고도 수사당국에 신고하기는커녕 사태해결에 수수방관 하고 있어 각종 의혹을 양산시키고 있다.

고흥팔영농협은 올해 수매한 벼 1만3천5백가마를 동강면 소재 H영농법인 창고를 빌려 보관 하던 중 지난해 12월 27일 모두 도난당했다.

당일 창고를 확인한 농협직원에 따르면 출입문에 설치된 보안시스템의 선이 잘려있고 창고 안은 텅 비어 있었다는 것. 확인 결과 사라진 벼는 창고 소유주인 영농법인 대표 A씨가 몰래 빼돌려 모두 팔아버렸고 A씨는 현재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흥팔영농협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수사기관에 고발조치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원 B씨는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농협이 A씨와 어떤 관계가 있어 손을 놓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쉬쉬하고 있는 게 의혹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상기 조합장은 “돈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2억 5천만원을 받았는데 잔금이 회수되지 않으면 건물과 시설에 9억 원의 근저당 설정으로 물권이 확보돼 조합 손실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지난해 비슷한 사례를 떠올리며 조합측의 안일한 태도에 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당시 농협은 고소 등 적극적인 대처 대신 담당 직원의 변제를 기다리다 결국 17억여원을 횡령한 해당 직원이 외국으로 도망간 선례를 남겼다.

조합원 C씨는 “이 사건은 명백한 절도 행위에 해당하는데 한 달이 넘도록 고발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며 “조합장의 이같은 소극적 대처가 또 다른 의혹만 키울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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