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기초의회 '왜 이래?' 예산 빵빵, 해외연수 추진

“선진지 벤치마킹 꼭 필요”연수비 지난해比 최고 2배
타 시도의회 예산반납 대비…주민들 “제 잇속 챙기기만”

2015-02-02(월) 10:28
[전남=미디어전남]정재춘 기자=정부의 각종 세제 인상으로 서민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전남 22개 시군 기초의회가 예산을 상향 편성해 가면서까지 올해 해외연수를 강행할 조짐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타 시도 지방의회가 ‘관광성 해외연수’라는 주민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의식해 관련 예산을 모두 반납하고 있는 반면 전남 지역 기초의회는 이에 아랑곳 않고 과다한 예산을 책정해 해외연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22개 시군 기초의회 2015년 국외연수비 예산 편성 현황에 따르면 올해 국외연수비로 가장 많은 예산을 책정한 시군은 여수시의회로 파악됐다. 전년대비(4900만원)무려 73%를 상향해 8450만원의 예산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순천시의회(30%, 6000만원), 목포시의회(4400만원), 나주시의회(75%, 3640만원), 해남군의회(64%, 3575만원), 광양시의회(35%, 3250만원) 등의 순으로 적지않은 해외연수 예산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각 시군 기초의회가 지난해보다 적게는 0.6%부터 많게는 96%까지 상향 조정해 올해 해외연수비로 책정한 총 예산은 6억5천8백여 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수행원으로 따라가는 공무원 2~4명(1명당 200만원)의 비용까지 포함하면 예산은 8억 여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각 시군 의회는 국외연수가 선진지 벤치마킹을 위해 꼭 필요한 의정활동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국외연수가 의정활동과는 무관하거나 관광지가 다수 포함된 외유성 관광이었던 탓에 연간 2000만원~8000만원의 주민 혈세를 해외관광에 쏟아 붓고 있다는 주민들의 원성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 22개 시군 의회와 타 시도의 국외연수에 대한 입장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면서 비난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 의원들은 최근 간담회를 열고 올해 해외 연수 예산 5220만원을 전액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김인식 대전시의회 의장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해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솔선수범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해 해외 연수 비용을 반납키로 했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군의회의 초선 의원들도 해외 연수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들은 “해외 연수가 선진 행정 견학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외유성이 강하다고 판단해 해외 연수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알면서 많은 예산을 들여 외국 연수를 간다는 것이 떳떳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에도 불구하고 전남 기초의원들은 해외연수 예산을 대폭 상향 편성했다.

특히 가장 많은 국외연수비 예산을 편성한 여수시의회가 도마위에 올랐다.

여수시의회는 의원 정족수(26명×200만원(1인당 기준액)=5200만원), 여기에 기준액 대비 25% 자율 조정할 수 있다는 국외연수 편성기준에 따라 1인당 50만원을 추가 편성해 6500만원의 연간 기준액을 세워 놓고, 연간 기준액 6500만원의 30%을 추가로 편성하는 등으로 올해 국외연수비로 845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행정자치부 지방의회의원 국외연수 편성기준에 따르면 국외연수비는 의원정수×200만원으로 기준액이 정해져 있다.

또한 기준액은 자치단체별 특성에 따라 기준액의 25%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외에 국가공식행사나 국제회의, 자매결연 등으로 지방의원이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의회를 대표하여 발표자, 토론자 등으로 선정되여 공식 초청된 경우에는 예외적인 사항을 감안하여 연간 기준액의 30% 범위 내에서 추가편성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여수시의회는 국외연수 예산 편성기준 100%를 적용해 예산을 편성해 놓았다.

여수시의회 관계자는 “올해 국외연수비를 행자부 지방의회의원 국외연수 편성기준에 맞춰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만약 예산을 쓰지 않으면 반납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지역 안밖에서는 여수시의회가 주민 혈세로 자신들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난과 함께 일단 해외연수비 예산을 맥시멈으로 편성해 놓은 것은 언론이나 지역 여론이 잠잠할때 슬그머니 해외연수를 가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남 모 지역에 거주하는 이모씨(55)는 “자기 지역의 주민들을 살뜰하게 돌봐야 하는 것이 의회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데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외면하고, 주민 혈세를 이용해 자신들 잇속만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자치21 오미덕 사무처장은 “해외연수는 의정활동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고, 주민 혈세를 이용해 해외연수를 다녀온 만큼 내용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하지만 예산을 세우기 전에 주민 생활을 먼저 살펴보는게 우선돼야 하고, 주민의 대표로서 바람직한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침통해 하고 있는 가운데 진도군의회와 목포시의회, 신안군의회를 제외한 나머지 시군 의회 의원들은 해외연수를 다녀 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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