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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사물의 잔상' 전시회

현대미술 운동 모노하의 미학, 이우환·문승근·손아유 작가 회화 35점 전시

2026-03-17(화) 10:05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사물의 잔상 ’전시회
[미디어전남 고규석 기자]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7/26일까지 ‘사물의 잔상-모노하의 확장과 변주’ 전시회를 연다.

상설전시실에서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1960년대 말 일본에서 태동한 현대미술 운동 모노하(物派, もの派)의 미학을 하정웅컬렉션 35점으로 보여준다.

모노파로도 불리는 모노하는 1968년 전후 일본 현대미술에서 등장한 운동으로, 사물 고유의 물성과 점유 공간, 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자각을 최소한 개입과 배치로 드러낸다.

서양의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동아시아적 사유와 감각을 토대로 독자적 미학 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물의 잔상’ 전시에서는 돌, 철판, 유리, 실 등 사물 그 자체의 존재와 공간의 관계를 탐구했던 모노하의 방법론이, 평면 회화에서 새로운 언어로 발화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설치·조각 중심의 모노하 운동이 어떻게 캔버스·종이 위에서 선·색·질감·여백 등 회화의 범주로 침투하고 변용됐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전시회에서는 세대를 넘어 모노하 감수성을 계승하면서 독창적 세계를 창조한 문승근(1947~1982), 손아유(1949~2002)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소장한 이우환(1936~ )의 작품 14점도 공개된다.

이 작가는 세키네 노부오 등과 함께 세계 미술사에서 모노하를 대표하고, 모노하의 철학을 점·선·여백의 회화로 가장 정제되게 표현했다고 알려져 있다.

전시는 이 작가의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 선보인다는 이유만으로도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밖에도 전시회에서는 반세기 이상 이우환, 박인식 등 재일 한국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아끼고 지지해오며 방대한 컬렉션을 형성한 하정웅 선생의 우정도 함께 조명된다.

김철 영암군 문화예술과장은 “디아스포라에서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인간이 예술을 통해 쌓아온 신뢰와 연대를 보여주는 산물이 하정웅컬렉션이다. 이번 전시에서 세계적 반열의 작가들과 한 컬렉터가 맺은 인연의 깊이, 국경과 세대를 넘은 예술의 숭고함을 맛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고규석 기자         고규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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