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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창평 남극루, 고요한 시간 속으로 떠나는 여행

창평 들녘 너머, 오래된 이야기를 품은 쉼터

2025-05-29(목) 11:54
담양군 창평 남극루, 고요한 시간 속으로 떠나는 여행
[미디어전남 제갈대종 기자]담양 창평 들녘을 따라 바람처럼 걷다 보면, 소란함은 점점 멀어지고 고요한 시간이 그 자리에 머문다.

그리고 그 끝에 마주하는 남극루. 오랜 세월 마을의 이야기를 품은 이 누각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창평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삶의 지혜가 켜켜이 쌓인 공간이다.

오랜 시간 마을의 정과 이야기를 품어온 이곳은, 단순한 누각을 넘어 창평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지혜가 담긴 공간이다.

1830년대에 지역 유림 고광일 등 30여 명이 노인들의 쉼터를 마련하고자 처음 세웠으며, 이후 1919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남극루는 단순한 누각이 아니라 마을의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는 장소다. 창평 주민들은 이곳을 ‘양로정’이라 불렀으며, 장수를 상징하는 별인 ‘남극성(노인성)’에서 이름을 따와 오래도록 어르신들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해 왔다.

2층 팔작지붕의 단정한 건축미는 물론, 누각에 오르면 창평 들녘과 멀리 월봉산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평지에 세워진 보기 드문 2층 누각으로, 외벌대 기단 위에 누하(下)와 누상(上)의 기둥 구조가 다르게 짜여 있으며, 천장에는 연등천장 기법이 쓰였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이 누각은 현재 담양군 향토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되어 있다.

창평 슬로시티의 느릿한 발걸음처럼,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 속에 자리한 남극루는 마치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정자나무처럼 푸근한 기운을 품고 있다.

누각으로 향하는 길에는 시끌벅적한 소음 대신 잔잔한 바람과 흙길을 걷는 조용한 발걸음만이 어우러진다.

누각에 올라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드넓게 펼쳐진 논밭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굽이굽이 이어진 돌담길과 어우러진 창평의 풍경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화려한 장식이나 요란한 볼거리는 없지만, 바로 그 담백함 속에서 창평 고유의 정서와 여유를 깊이 느낄 수 있다

남극루는 단순히 오래된 건축물이 아니다. 창평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스며든 소통과 휴식의 공간이며, 지금도 주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조용한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건네는 특별한 장소다.
제갈대종 기자         제갈대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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