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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퐁당동 동물농장 재등장 ‘견문발검’ 대참사

2023-09-16(토) 04:29
<칼럼> 민선 4,5기 서슬 퍼런 시절에 우화를 빗대 쓴 ‘퐁당동 동물농장’이 인기를 끌었다. 해학과 풍자로 지금도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10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던 ‘퐁당동 동물농장’이 13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그만큼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다.

퐁당동 동물농장이 다시 등장한 배경은 일부 혈기 왕성한 들개들이 ‘견문발검(見蚊拔劍)’의 대 활극을 연출해서다. 여기서 문은 모기고 검은 칼이다.

이번 동물농장의 개들은 밥그릇을 놓고 개를 넘어 하이에나로 변해 갈기갈기 물어뜯고 찢어발기는 난도질을 서슴지 않았다. 밥 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에 으르렁 거리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가 어쩔 땐 발톱으로 위협하는 상식 밖의 돌출행동을 연출했다. 그럼에도 동물농장 사정에 밝은 관록이 있는 개들은 무표정이다. 이들은 대표로 뽑아 동물농장에 보낸 주인들은 혀를 끌끌 찼다. 일부는 생중계까지 되는 데 꼴불견이라며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완장을 찬 몇 마리 개들이 마치 ‘너는 안 돼, 그래서 찬밥’ 너는 말을 잘 들어 그래서 따순 밥‘이라는 식으로 명분도 없고 논리도 없이 칼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선량한 주인들이 개들을 농장에 보내면서 개들에게 ‘의사의 칼’을 준 거지 무협지에 등장한 ‘무사의 칼’을 쥐어준 건 아니다. 그럼에도 멍청한 개들이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만이 갖는 특권인 양 칼을 휘둘렀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칼을 휘두르면서 소가 되새김 하듯 평소 해묵은 감정까지 꺼내 검무(劍舞)가 무색한 ‘가위손’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데 있다.

이를 지켜 본 많은 개의 주인들은 생각은 없고 혈기만 왕성한 늑대 무리가 강을 건너기 위해 외나무다리를 건너다가 문득 물속에 비친 먹이가 커 보이자 아우~우우 하고 울부짖다가 그만 입에 물고 있던 먹이마저 물속에 빠뜨리는 우를 범했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늑대 무리들이 하늘을 향해 우우 하고 울부짖는 모습이 오버랩 되는 이유는 뭘까.

‘대공무사(大公無私)’라 했다. 매우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다는 말로 공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개인감정을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밥그릇’을 심사하는데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이번처럼 잘 들어맞는 경우도 없다. 똥 묻은 개들은 자신의 똥을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 겨 묻은 개를 나무라고, 제 몸에 묻은 똥을 겨 묻은 개에게 묻히려 든다. 그리고 똥 묻은 개는 겨 묻은 개에게서도 똥냄새가 난다고 소문을 낸다. 겨 묻은 개가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틈에 똥 묻은 개는 더 많은 똥 묻은 개를 데려와 겨 묻은 개를 괴롭힌다.

이번 사건을 지켜 본 많은 보통 농장주들은 호랑이의 역할 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 맨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위엄을 보여주고 컨트롤했으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또 일각에서는 농장 대표를 맡고 있는, 새끼 사자의 등장과 무관치 않다는 ‘썰’도 흘러나온다. 한마디로 ‘뼈다귀’ 싸움의 진풍경이라는 게 핵심골자다.

동물농장엔 하이에나의 탈을 쓴 개들만이 있는 건 아니다. 주민들의 관심을 받는 애완견처럼 선량한 개들로 있다. 이들은 첫 농장에 진출한 혈기 왕성한 끼리끼리 뭉친 들개들에 주눅이 들어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이다.

경험 많고 관록이 있는 개들의 노하우가 이럴 때 필요하다. 하지만 들개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똑 같은 개인데 굳이 왜’ 오로지 이 생각에만 머문다. 이들 사이에 있는 낀 ‘달마시안’들도 문제다. 어쩌면 이들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지금 퐁당동 동물농장에는 노하우가 많은 원로 개와 혈기만 왕성한 들개, 그리고 달마시안. 이들 세 부류간의 소통과 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대접만 기대해선 안 된다. 먼저 손을 내밀면 손해라는 그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신구 조화가 이뤄질 때 동물농장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결국 이번 동물농장 ‘견문발검’ 사건은 소통과 조화가 이 시대의 최대 화두임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사건으로, 동물농장 역사에 산 교훈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고규석 기자 / 편집국장 >
키워드 : 목포시의회 | 밥그릇 싸움 | 퐁당동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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