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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년 만에 다시 만난 프랑스와 신안 비금도

프랑스 에마뉘엘 후 교수 나르발호 난파 장소 비금도 방문

2023-08-28(월) 14:56
지난 23일 나르발호 선원들 상륙장소 ‘세항포(現 월포해변)’ 답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에마뉘엘 후 교수, 김창업 비금면장)
[미디어전남 고규석 기자]172년 만에 프랑스와 신안 비금도의 만남이 재현됐다. 신안군은 1851년 프랑스 포경선 나르발(Narval)호 난파 사건과 한불 외교사를 연구해 온 파리 시테대학의 피에르 에마뉘엘 후 교수를 초청해 8월 23~24일 2일간 비금도 현지답사를 진행했다.

올해 5월 초 프랑스의 한국대사관 행사를 통해 알려진 ‘172년 전 프랑스와 조선의 만남’은 1851년 4월 비금도 앞바다에서 난파된 포경선 선원들과 섬사람들의 대면에서 시작됐다. 푸른 눈과 이상한 옷차림의 낯선 이국인들을 대면한 비금도 사람들은 두려운 눈으로 대치해야 했고 목포만호, 나주목 등의 관리들이 섬을 찾아왔지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다.

선원들은 한 달 동안 비금도의 ‘서면 율내촌(現 내촌마을)’에 머물렀으며, 중국 상해에 있던 프랑스 영사 몽티니의 원정대가 비금도에 도착할 무렵 조선 왕실에서도 표류 선원들의 송환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비금도에서 만난 몽티니 영사와 이정현 나주 목사는 극적인 송환 협상에 성공했고 이를 자축하기 위한 만찬이 비금도 내촌마을과 원정대의 선상에서 펼쳐졌다.

서구열강의 문호 개방 압력에 쇄국으로 맞서던 19세기 위험스러운 조선의 바다에서 프랑스와 조선의 우호적인 외교 협력이 가능했던 까닭은 오래전부터 난파된 표류민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던 섬사람들의 포용과 평화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불 외교 협력의 역사적 현장을 찾기 위해 답사팀은 신안군 행정선을 이용해 비금도 서북쪽의 해상에서 ‘예미포(現 이미해변)’를 살펴보았고, 본선이 난파된 후 작은 보트 3척을 타고 해안을 따라 내려가 정박한 ‘세항포(現 월포해변)’, 선원들이 머물렀던 내촌마을 등을 방문했다.

비금도 답사 중 에마뉘엘 교수 일행을 만난 박우량 신안군수는 “나르발호 및 선원들과 비금도의 인연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현지 연구자 및 전문가들의 도움을 요청한다”라고 했다. 이에 에마뉘엘 교수는 “나르발호는 1836년 무렵 프랑스 남부의 바욘(Bayonne)에서 건조되어 이곳 비금도에서 난파됐으니 그 인연을 통해 교류해 볼 것”을 제안했다.

신안군은 비금도와 프랑스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당시 만찬에 사용됐던 옹기 술병을 수집하고 있으며, 막걸리와 샴페인을 나누며 우의를 나눈 것을 기념하기 위한 한불 교류 공원, 샴페인 박물관 조성, 프랑스 바욘시 자매교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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